5월 황금연휴에 루트주택에서 마침 오픈하우스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평소 넘나 가보고 싶었던 루트주택. 경기도는 너무나도 삶의 반경에서 먼 곳이다만- 연휴니까^^* 겸사겸사 일처리하러 떠나보기로 했다.
과감하게 당일치기로 떠나기로 한 우리지만 정작 늦잠자서 오전 10시나 되야 밍기적 밍기적 출발할 수 있었다. 늦었어 우리, 라고 말하면서도 커피 내릴거 다 내려서 먹고 빵 꺼내 잼까지 발라 챙겨먹고 뉴스 보면서 갖가지 감탄사는 전부 내뱉어가니 정말 10시도 훌쩍 넘은 시간. 연비깡패 프리우스에 먼저 기름부터 3만원 주입하고 출발한 우리는 이것저것 볼일 다 보고난 오후 4시쯤에야 동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카페에 나와있던 주소 근처에 차를 대고 동탄 단독주택지를 돌아보는데, 확실히 윗지방은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구나. 지난 번 들린 용인보다 동탄 단독주택지는 더 자리잡은 느낌이었다. 특히 타운하우스 자리에 있던 이번 오픈하우스는 차가 들어갈 수 없도록 구획으로 나뉘어있어 더 깔끔한 느낌.
우선 주차부터 일러주신 장소에 대고 걸어서 오픈하우스 장소로 이동했다. 도보로 1,2분 정도? 걸어가며 이집저집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이번 오픈하우스는 거실 주방이 2층에 있는 경우라 더 관심이 갔다. 얼마전 설계시, 우리도 주방 거실을 2층에 두고 초반에 설계진행을 하다가 고민 끝에 결국 다시 1층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변경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우리 부부는 많기도 할 뿐더러, 거실어세 초록초록한 마당이 일직선 상으로 보이는게 더 아파트와는 다른, 단독주택의 묘미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허나 가보지 않은 길에는 언제나 아쉬움과 선망이 가득하다는 것. 거실 주방이 2층에 있을 때 느낌이 어떤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현관으로 들어선 후 좌측에 있던 신발룸(?) 앉아서 신발끈이나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작은 벤치와 그 옆 초록이, 그리고 원목 가구와 창의 프레임이 너무나도 예쁜 것. 요즘은 신발을 수납하는 장을 크게 만드는 것 보다 아예 이렇게 신발룸을 만들어 사용하는게 유행인가보다. 언니집은 이 설계가 들어갔는데 내 집엔 신발룸이 없다는 것은 좀 아쉽다. 직접 보니 더 아쉬움.
1층의 현관을 지나면 한 개의 화장실과 1개의 안방이 있다.
손만 씻을 수 있을 정도 크기의 세면대와 앙증맞은 변기가 들어앉아 있다. 루트 주택의 감성이 묻어나는 인테리어. 나중에 인테리어 할 때 타일 좀 참고하려고 살뜰하게 찍어봤다.
깔끔한 안방. 침대 앞으로 가벽의 드레스룸이 같이 위치해있다. 센스있는 공간 분할. 가벽 좋아하는 나는 마음에 들었다. 이런 인테리어의 느낌이 좋아 신혼가구 장만할 때, 헤드없는 침대로 샀는데. 연말에 이사할 때 즈음이면 우리 집 안방도 이런 느낌 날 수 있겠지? 아파트에선 볼 수 없는 깊이 들어간 창문틀. 작은 초록이나 다육이를 두어도 싱그러울듯!
2층으로 올라가면, 고대하던 주방 거실이 짜잔-하고 보인다. 주방 거실 바닥은 1층과는 다르게, 원목 마루를 헤링본으로 시공하였다. 당시 나 혼자 맨발이었는데 맨발로 밟는 원목마루의 감촉이 참 좋았다.(다만 발에 붙어버린 먼지들은...) 특이하게 요즘 유행하는 대면형 주방이 아닌, 독립적인 공간의 주방으로 설계가 되어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진 느낌은 1도 없었던 주방 공간. 연결되어 있는 듯 하면서도 독립적이어서 개인적이면서도 사교적인 나랑은 딱 맞는 느낌.(내 집도 아닌데요.. 이집은 건축주도 따로 계신데요...니가 왜)
워너비 주방 느낌! 워너비 색감. 원목과 화이트에 진한 색감의 콜라보는 이런 따뜻한 느낌을 주는구나. 요즘은 손잡이 없는 서랍들도 많이 하던데, 여긴 아기자기하게 동그란 모양. 개인적으로 요건 신혼느낌이 난다^^;
힝 그래두 싱크대 색감은 어쩔테냐. 마음에 든다;;; 화이트 집에 너무 찐한 색감의 싱크대는 우중충하거나 어두워보여 내 타입은 아닌데 요 정도의 색감은 집을 화사하면서도 분위기 있게 만들어주는 듯!
계단으로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이 다이닝 공간. 이 공간의 우측에는 작은 테라스 공간이 있고 좌측으로는 거실 공간이 나타난다. 개방감이 큰 공간이었다. 천정형 에어컨 때문에 다이닝 공간쪽 천정은 아파트만하지만 거실 쪽 층고는 훨씬 높아 더 시원스런 느낌이 들었다. 단독주택은 층고지 암요 암!
묘하게 탐나던 식탁 조명과 원목 가구. 여쭤보니 루트 주택에서 맡기는 원목가구공방이 있다고 하신다. 그리구 헤링본 바닥은 사랑입니다.
요렇게 보면 테라스와 다이닝 공간, 그리고 주방이.
주방 너머로는 보조공간이 더 존재하여 냉장고 및 각종 수납이 가능하다. 팬트리같은?
원목가구들이 탐나 몇컷 더
테라스 공간까지도 찰칵.
근데 살아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테라스 공간을 실제로 사용한 적은 몇번 없다고 한다. 주로 마당으로 나가지 테라스로는 잘 나가지 않는다며. 그래서 나는 테라스를 없애버렸고(로망의 공간이었지만) 언니네는 형부의 로망으로(?) 테라스를 유지했다. 아쉬운 마음에 언니네집 테라스에서 커피 자주 마실거라고 미리 엄포를.
그리고 환하던 거실
역시 미니멀리즘. 집이 이쁠려면 잡다한 생활용품들은 보이지 않아야한다. 모든 건 최소한으로.
거실 뒷 편으로 화장실과 세탁실이 위치해있다.
물론 가구들이 몇 없어 거실이 꽤나 커 보인다만 실 가구들이 들어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예쁨미 터지는 원목 소품들에 눈을 뗼 수가 없다. 탁자 위 오리는 정말 가지고 오고 싶었....
층고가 어마한 거실. 3층에서 내려다본 뷰.
그리고 회심의 공간,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어마한 높이의 책장과 다용도로 쓰일 수 있는 큰 계단. 아이가 있다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공간이 될 듯 하다. 우리집 미니 도서관 같은 느낌. 스웨덴 여행을 갔을 때 보았던 원형 국립도서관을 잊지 못한다. 계단으로 타고 올라가며 책을 꺼내 읽는 도서관의 모습은.. 책으로 둘러싸인 모습은 정말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웠는데. 그 정도는 못되어도 우리 집 미니 도서관이 있다면 참 좋겠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 먼지들을 어째 감당할지는...날림 주부이지만서도 좀 걱정;;
3층에는 아이들이 쓸 방 2개와 다락이 있었다. 꽤나 3층이 넓었던 걸로 기억.
보통 단독주택 3층은 다락 느낌인데, 이 집은 다락이 아니라 그냥 3층 같았다. 계단에도 감성 터지는 샷.
요런 공간에서 넷탑을 타닥타닥 두들긴다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할까. 아파트 모습이 아니라 개성 가득한 집들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거나 책을 읽어도 참.. 로망일듯! 테이블 전등까지 켜두면 밤엔 더 없을 로맨틱한 공간이 될지도. 마치 무드등 처럼 말이다.
단독주택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이런 모서리 공간.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놀이공간이 될거다. 어른인 나도 벌써부터 기어 올라가 배깔고 엎드려 만화책을 읽거나 잡지를 보고 싶을 지경이니.
욕조 하나에도 놓치지 않는 감성. 이게 바로 루트 주택의 장점이 아닐까.
모든건 디테일의 차이인데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는군요
매립 수납 공간까지도 매력 만점.
처음에 단독주택을 짓고 싶다고 마음 먹은 것도 사실 루트주택 때문이었다. 그런 집에서 살아보고픈. 허나 루트 주택은 경기도 권만 시공한다는 말에 상담전화했다가 1분만에 끊은.... 루트 주택은 아니지만 현재 선택한 건축사무소도 분명히 강한 부분들이 있어 선택하게 되었는데 첫 마음을 먹게 만든 루트주택에서 시공을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은 솔직히 말해 좀 크다. 허나 함께 작업하고 있는 이 곳도 누구 말에 따르면 믿고 맡길 만한 건축소 세 손가락 안에 든다 하니, 거는 기대도 크다. 사실 감성은 둘째고- 내가 살 집이라면 튼튼한 시공과 확실한 마감처리, 신뢰가 우선이니까.
루트 주택에선 내가 살아보지도 않았고 살아본 사람들 말을 들어본 적도 없으니 이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감성하나만큼은 진짜 최고라고 이야기해본다.(분명 단독주택인데 내부는 아파트 같은 집을 정말 많이 봐서... 루트주택은 정말 이 부분에서만큼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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