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모 때부터의 이야기, 즉 백 년 정도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고루한 이야기는 아니고 진짜 감동적인 책 ㅠㅠㅠ
일제시대 때부터 6.25전쟁을 지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랄까
이렇게 슬플 일이라니. 너무 몰입감 넘쳐서 3일 만에 두껍지만 다 읽어버렸다. 장수가 줄어들수록 아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반납하면서 사서쌤이랑 이 책 읽어보셨냐며 두런두런 이야길 나누었는데. 최은영 작가가 쓴 책은 다 슬프단다.
빌려볼래요! 하고 찾아봐달랬는데 도서관에 있는 작가님 책은 이 한 권이 다란다(사서 읽을고야).
마지막 장을 덮을땐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 질질 짤면서 반납했다 흑. 집에서 혼자 읽었으면 아마 꺼이꺼이 울었을 듯.
읽으면서 새미 아즈바이를 제외한 남자들이 모두 빌런들이라는 사실에 분개-
특히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며 백정 딸이었던 증조모를 구출하듯 결혼하자 해놓고선 내팽개친 증조부의 행동에 진짜 분개
심지어 아들이 아니라는 것과 이런저런 이유로, 딸에게 애정 없는 행동을 일삼고 심지어는 사위가 중혼임을 알았으면서도 결혼시킨 증조부에게 한 번 더 분개. 피난 중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에서 잠을 청하던 증조부. 생선에서 가장 좋은 살만 발라 먼저 먹어버리는 예비사위의 모습을 본 증조모는 그 모습에서 자신의 남편의 모습이 보여 가슴이 아팠다. 흑...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그래, 그런 일이 있었다.'
일어난 일을 평가하지 말고 저항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그게 사는 법이라고.
아픈 엄마를 버리고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증조모
붙잡던 고조모는 결국 딸을 보내주며 다음 생애엔 네 딸로 태어날 때니 그때 다시 만나자고 ㅠㅠ
고양이 같았던 명숙 할머니
남편 하나 잡지 못했다는 이유로 야박한 말을 내던지던 증조부. 증조부 진짜 나빠.
증조모가 참다 못해 드디어 한마디를 내지르고, 할머니는 결국 아빠에게 죽어버리라고 말하게 되는 대목에서는 너무 긴장감이 팽팽해서 심장이 아플 정도였다. 내 살 같은 영옥이...
딸에게 나가 죽으라는 말을 들은 후, 달려오는 버스를 피하지 않은 증조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지연.
끝없는 엄마와의 갈등
엄마를 무시하는 방법만이 엄마가 나를 진지하게 대해주는 방법이라서?
어제 본 금쪽이가 생각났다. 내가 수학도 잘하고 다 잘하면 엄마가 떠나버릴까 하는 마음의 금쪽이.
희자 할머니의 편지로 마무리되는데 그 또한 희자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인물간의 감정 묘사가 진짜 세밀해서 읽는 내내 내 눈앞에 등장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았다.
아픔을 껴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마지막 작가의 말
앞으로 멀리 다니라고 지구본을 사줬던 할머니의 마음. 이 마음이 새비 아즈마이의 마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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