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철학책
책 이름을 정말 잘 지었다. 기차 타고 떠나는 철학여행. 철학자의 발자취를 찾아 그 나라에 직접 가보고 삶의 자취까지 찾아 떠나는... 그래서 읽다보면 나도 그 저자의 철학여행에 어느샌가 동석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읽다보니 나는 에피쿠로스파이거나 스토아학파쪽에 가깝다는 걸 다시 느꼈다. 철학이라곤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으로 배운 게 다에다가, 대학교에서 선택 과목으로 조오금 들은게 다였다만 그래도 그 때 배운게 밑바탕이 되서 그런지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상상 속에서든 현실에서든 역경을 만나면 자기 연민이나 절망에 빠지지 말고 그저 다시 시작하라. 이런 식으로 삶을 바라보면 삶은 더 이상 실패한 서사나 망쳐버린 결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99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지만 타인은 우리를 해칠 수 있다. 관계는 끊임없이 궤도 수정을 요하며, 매우 노련한 조종사조차 가끔씩 가시에 찔린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162
에피쿠로스는 "우리가 가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기는 것이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며, 올바른 마음가짐만 갖춘다면 아주 적은 양의 치즈만으로도 소박한 식사를 성대한 만찬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202
에피쿠로스 철학은 수용의 철학이자, 수용의 가까운 친척인 감사의 철학이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면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203
죽음에 관해서 에피쿠로스는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고 말한다. 물론 죽어가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것은 그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 고통에는 본질적으로 끝이 있다. 그 고통은 평생 지속되지 않는다. 고통이 가라앉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다. 어느 쪽이든 두려워할 것은 없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196
속도는 조급함을 낳는다.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은 삶의 속도와 반비례하여 줄어든다. 조급함은 미래를 향한 탐욕이다. 인내는 시간에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219
관심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느냐,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곧 그 사람을 보여준다. 우리의 삶은 가장 열중한 순간들의 총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베유는 "가장 큰 희열은 가장 온전하게 주의를 기울였을 때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222
진정한 관심이라면 그저 타인의 존재를 인지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인정하고 공경해야 한다. 병원만큼 이런 관심이 필요한 곳은 없다. 과로하는 응급실 의사는 환자가 언제 고통을 느끼는지를 인지하고 그 원인을 찾아내 고통을 치료해주지만 절대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환자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배신감을 느낀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229
관심은 집중이 아니다. 집중은 강제할 수 있다. 하지만 관심은 강제할 수 없다. 집중은 수축한다. 관심은 확장한다. 집중은 사람을 피로하게 한다. 관심은 피로를 회복시켜준다. 집중은 생각을 한곳에 모으는 것이다. 관심은 생각을 유보하는 것이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233
"네겐 노력할 권리가 있지만, 반드시 그 노력의 결실을 취할 권리는 없다. 절대로 보상받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 말 것이며,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 <바가바드기타>는 노력과 결과를 분리하라고 가르친다. 모든 시도에는 100퍼센트의 노력을, 그 결과에는 정확히 0퍼센트의 노력만을 기울일 것.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280
가족은 우리가 인을 계발하는 헬스장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법과 사랑받는 법을 배운다. 서로 간의 거리는 중요한 요소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에서 시작하라. 우리가 자기 자신에서 가족으로, 이웃으로, 국가로, 모든 지각 있는 존재로 관심의 영역를 확장할 때 친절은 연못에 던진 돌멩이처럼 점점 커다란 원을 만들며 퍼져 나간다. 한 생명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으면 모든 생명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314
냉철한 과학자인 굴드는 선함을 기록하는 데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친절은 귀하게 여기면 더욱 늘어난다. 친절에는 전염성이 있다. 도덕적인 행동을 목격하면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이 촉발되어 흘러넘친다. 친절한 행동을 목격한 사람은 더욱 친절하게 행동하게 된다. 최근 있었던 여러 연구에서 증명된 현상이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320
친절은 힘든 것이다. 친절에는 감정 이입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유교 의례가 필요하다. 결혼과 졸업, 죽음처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우리가 의식을 치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너무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의례는 우리를 하나로 모아준다. 의례는 우리의 감정을 담을 그릇을 제공한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324
성공의 모습은 자기 운명을 철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공의 모습은 시시포스의 행복이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386
우리는 확실성이 아닌 정반대에서 즐거움을 찾기로 선택할 수 있다. 일단 그렇게 하면 삶은 꽤나 다르게 느껴진다. 불확실성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낮에 회사에서 있었던 심란한 일은 하루의 끝에 이를 갈며 와인 한 잔을 더 마셔야 할 일이 아닌 축하할 일이 된다. 불확실성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질병마저도, 신체적 고통이 계속될지라도,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미묘하지만 그 영향력이 엄청나다. 세상이 전과 달라 보인다. 니체 또한 이러한 방향 전환이 쉽지 않음을 인정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가능성을 탐험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388
스토아철학은 이렇게 말한다.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일어날 일을 일어나게 두라." 우리는 외부의 목표를 내면의 목표로 바꿈으로써 실망의 공격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놓을 수 있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408
반사반응은 우리가 그것에 동의할 때에만 감정이 된다고 스토아학파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반응에 동의함으로써 반사 반응을 정념의 지위에 올려놓는다. 이 모든 과정은 순식간에,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지만 이 중 그 무엇도 우리의 허락 없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 부정적인 최초의 정념을 존중하고 증폭시키기를 선택할 때마다 우리는 불행하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411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함으로써 우리는 미래의 고난이 가진 영항력을 빼앗고 지금 가진 것에 더욱 감사할 수 있다. 예상한 대로 대재앙이 닥쳤을 때 스토아주의자들은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가 열리거나 조타수가 맞바람을 만날 때처럼 태연하다고, 에픽테토스는 말한다. 예상된 고난은 힘을 잃는다. 구체적으로 표현된 두려움은 그 크기가 줄어든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417
이건 저자가 딸램한테 해주고 싶은 말인데
나도 준이한테 해주고파서 저장!
절대로 배움을 멈추지 말렴. 모든 것을 하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가지렴. 네가 가진 시시포스의 돌덩이를 저주하지 말렴. 받아들이렴. 사랑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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