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 사람은 내 '호'가 아니지만 그래도 언어 쪽으로는 박학다식 하신 듯 하여 읽어보기로 했다.
나는 이상하게도 영어에 대한 로망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편이라(입시와는 아무 관계 없는 지금에까지도) 영어공부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있다. 이상한게 스트레스 받거나 바쁘면 더더욱 영어공부에 대하나 의지력이 불타오름. 그래서 임고 준비할 때에도 임고 공부가 넘나리 하기싫다는 핑계로 매일 아침 루틴으로 토익 공부를 한 시간 씩 해댔던... 토익 칠 것도 아니면서.
그런 까닭으로 외국어 공부의 감각을 좀 더 이성적으로 파악해보려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도.. 우와! 진짜 서양인과 동양인의 뇌구조는 이렇게도 다를 수 있구나 싶었다. 그냥 다른 종족같은 느낌.
<영어적 머리, 한국어적 머리>
- 1) 동양인은 '큰 것에서 작은 것' 순서로 말하고 서양인은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서로 말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영어에 대해 한국인이 첫 번째로 극복해야 하는 차이다.
- 2) 영어처럼 몇 개의 문화와 관습이 서로 다른 민족이 한곳에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최소 소통만을 위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언어는 감정의 깊이보다는 얼마나 적은 단어와 단순한 문법으로 실용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 3) 영어를 잘하려면 사고 자체를 추상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영어는 추상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려면 반드시 한정사라는 것을 붙여야 한다고 배웠을 텐데, some, my, any 같은 한정사는 폴더나 서랍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랍 안에 들어 있는 특정한 것을 말하고 있다는 표지가 된다. To know two languages is have two souls.
- 4) 영어의 동사는 방향성이 확실하다. 행동은 동사를 가운데에 두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만 움직이지, 그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없다. 영어의 동사는 방향성이 정확히 표시되어 동사를 조금만 잘못 사용해도 의미가 반대로 변하기 때문이다. boring, bored... 영어의 주어는 문장의 토픽이 아니라 동사의 방향성에 종속된다. 그래서 '주어'라는 단어는 한국어에는 어울리는지 몰라도 영어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subject(동사의 지배 하에 있는 것)
- 5) 한문(중국어)는 한 글자씩 뗐다 붙였다 해서 표현의 범위를 넓히는 언어이고, 영어는 단어를 살짝 살짝 휘어서 표현 범위를 넓힌다. -> 굴곡어
- 1) 한국인과 미국인은 생각의 순서가 반대다. 2) 한국어에 비해서 영어는 빌트인된 뉘앙스 숫자가 너무나 적어서 단어를 꼬아 모자라는 표현을 보충한다. 3) 한국어 단어는 직관적이고 영어 단어는 추상적이다. 4) 영어는 주어의 선택이 제한적이고 동사가 방향을 결정한다. 5) 영어 단어는 같은 단어라 해도 모양이 여러 가지다.
<영어 문장의 비밀>
- 명사가 주가 되는 한국어 문장은 동사를 다양하게 사용하기보다 명사나 형용사에 -하다, -되다 같은 접미사를 붙여 많은 표현을 한다. 그러나 이 습관이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 I did planning -> I planned it.
- 영어의 최고 장점은 간결함이다. 영어를 잘하려면 가장 단순한 문형인 주어+동사를 고정시켜 놓고 단어를 휘어서 그 자리에 다시 꽂아보는 연습을 많이 해보고 그것만으로 표현이 도저히 안될 정도가 되면 요소의 숫자를 늘리도록 연습해야 한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명사 우선 사고 구조를 동사 우선 구조로 바꾸어야만 다른 영어의 문법 원리들이 주르르 따라 온다.
- 참고로 고도화된 embedding 구조는 서양 언어의 강점이며 그들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17세기 전까지 대부분의 유럽 지식인은 종합어인 라틴어로 공부하고 글을 썼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브루주아 계급이 경제를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라틴어가 사양길을 걷고 분석어인 프랑스어, 영어 등으로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뚜렷한 어미가 없는 글로 계약서를 써야만 했는데 어미가 없는 분석어들에 대한 대안이 바로 embedding 구조이다.
- 문장의 요소들을 묶은 나사를 푸는 습관이 바로 분석적 사고며, 분석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영어 뿐 아니라 이런 사고에 기인한 철학, 인문학, 과학책을 원서로 줄줄 읽을 줄 아는 능력도 동시에 생길 것이다. 서양언어의 구조적 묘미를 알게 되어 그 후로 원서 읽기가 재미있어질 것이다.
<단어의 비밀>
- 영어 단어를 쓸 줄 안다는 것은, 1) 처음 본 단어도 척 보고 문맥상의 의미를 눈치 챌 줄 알아야. 2) 잘 아는 단어를 어떤 문장에서 발견하면 그 단어가 왜 그 문장에 쓰였으며 왜 그 자리에 놓였는지를 알아야 3)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과 느낌을 적확학 전달 할 수 있는 단어를 말하는 속도에 맞추어 머릿속에서 찾아 입으로 내뱉을 수 있어야
- 공시적인 방법) 나만의 사전을 써나가면서 단어의 가계도 만들기 - 한 단어를 골라 책을 두 권 정도 가지고 나만의 사전을 만들어본다. 그 단어가 쓰인 문장을 모두 수집하여 비슷한 뜻을 가진 것으로 분류하여 항목화 = 단어란 사용할 때마다 의미와 뉘앙스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음
- 통시적인 방법) 단어의 과거사를 이해하는 방법. 어원 찾기, 단어의 족보나무 만들기 family tree
- 모든 단어를 암기로 익히는 것보다 한 단어 한 단어의 사전 풀이를 끝까지 읽어보고 단어의 공통 의미를 익히면 처음에는 더디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감을 기르게 된다. - 플루언트, p. 222
- 영단어를 한글과 매치시키는 단어 공부는 어휘능력 향상을 오히려 방해한다.
- 외국어를 쉽게 배우는 사람은 단어를 다 암기하지 않는다. 단어생성원리와 규칙만 알아두고 상황에 따라 단어를 만들어쓰고 해석하할 줄 아는 것. 단어의 의미를 문장에 따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 아는 것이 아니라 '할 줄 아는 것'에 대해 배우거나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맥의 비밀>
- 외국어 공부는 시작하자마자 원서부터 읽는 것이 중요하다.
- 원서 읽기 4단계. 첫 번째 단계는 낭독. 두 번째 단계는 책 속의 상황을 상상으로 그리거나 노트 위에 그림으로 그려, 책 냐용이 머릿속에 그림으로 남도록 두뇌를 훈련시킨다. 세 번째 단계는 영화나 드라마로 재연되었다면 상상한 이미지를 비교해볼 것
- 영시 읽기는 최고의 외국어학습방법
- 서양인처럼 직관적으로 다가올 때까지 읽고 또 읽는 것이 영어실력을 늘리는 가장 빠른 방법. 고전의 방법이기도 하다. -p. 261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려면 결국 문법이나 단어 등을 많이 외우기보다는 언어적 사고의 패턴을 내 머리 안에 들여놓은 다음 그 언어 특유의 문장 구조 골격을 파악하고 간단한 구조로 된 문장을 최대한 많이 써보며 단어의 질감을 익혀야 한다. -141-
동서양의 사고 실험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기억에 남는다. 개미와 베짱이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지막 문장을 완성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동양의 아이들은 거의 교훈으로 끝맺음을 했다면 서양의 아이들은 거의 그냥 그 이야기를 하나의 재미난 에피소드처럼 마무리짓는다고. 예를 들면, 중국의 아이들은 마지막을 '근면성실해야한다'라고 정리한다면 미국의 아이들은 '그 일을 회자하며 재미나게 하하호호 웃었다.'라고 끝맺음을 한단다. 나도 마지막 줄을 스스로 완성해봤는데 완전 중국아이들이랑 똑같아서 소름이었다.
결론은 외국어를 잘 하려면
생생한 언어가 살아있는 원서를 많이 읽기, 단어를 무조건 달달 암기할 것이 아니라 사전을 찾아보고 그 단어가 가지는 느낌을 파악할 것, 나만의 단어사전을 만들어 그 단어가 쓰인 문장을 모두 모아 항목화 시키거나, 어원을 따져보는 것도 아주 도움이 될 것, 단순한 문형부터 여러 가지 단어를 바꿔 넣어서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 볼 것, 서양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익숙해질 것 정도가 이 책의 핵심이 될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단어 공부하는 것과 원서 읽기는 진짜 최고의 방법일 듯 하다. 나는 그렇게 공부하지 못했지만.. 준이한테는 그렇게 해줘야겠다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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