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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일지/독서 일지

[윌라 오디오북/밀리의서재 추천] 심윤경 :: 설이

by 이따끔 2022. 1. 3.


나의 요즘 독서 패턴은 윌라로 먼저 들어보고 재미있어서 호흡을 빠르게 읽고 싶으면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윌라 오디오북 소설은 진짜 너무 재미져서 밀리의 서재로 완독한다고 해도 다시 한 번 완독까지 듣고 싶은 심정이다.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비교하며 듣고 읽는 꿀잼.

일단 이 책은 심윤경 작가님의 또 다른 성장소설이고.
새해 첫 날 버려진 아이, 윤설에 대한 이야기이다. 뭐 윌라에서는 소설판 스카이캐슬이라구 홍보하긴 하던데..


요즘 어디서 누가 책 추천해달라고 하면 단연코 심윤경 작가님을 추천하고 다닌다. 설이도 마찬가지로 완독했을 때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가슴이 찡한 부분이 있었다. 그치만 내 최애는 나의 동구 이야기.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어떤 심정으로 설이를 썼는지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왔는데 동구 이야기가 나와서 또 혼자 울컥. 작가님이 아끼시는 것 만큼 나도 동구를 너무 아끼나보다. 꺼이꺼이 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동구가 행복했을까요? 라는 질문에 설이를 쓰게 되셨다구.

동구가 했어야 할 반항과 폭발을 설이가 대신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라... 자녀를 키울 때 되새김질해하봐야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전자책으로 읽어서 페이지를 기록할 수 없었다만
그래도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 메모.



사람이 외롭지 않으려면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단다. 사랑하는 사람은 할 일이 있어서 만나는 게 아니거든. 그냥 보고 싶으니까, 마음이 쓰이니까 만나게 되지.

- 설이, p. 0

세상에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끝까지 확인하지 못하고 흘려보낼 수밖에 없는 어떤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코와 나의 마지막 인사가 바로 그런 야속한 일에 속했다. 그냥 여기까지, 여기까지였다.

- 설이, p. 0

하지만 이모에게 심술을 부리는 건 이모가 나를 다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있고, 그 확신이 너무너무 달콤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아이는 그런 흔들림 없는 터전을 만나면 발을 쿵쿵 굴러서 그 튼튼함을 확인하고 내심 기뻐하곤 한다.

- 설이, p. 0

하지만 나는 이 달콤한 무심함을 시현에게 한 숟갈만 떠먹여주고 싶었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가정에서 자란 시현이 단 하나 가지지 못한 바로 그것, 허술하고 허점투성이 부모 밑에서 누리는 내 마음대로의 씩씩한 삶 말이다.

- 설이, p. 0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자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 원장님을 향한 미움만 해도 평생 허덕일 만큼 무거운데, 거기에 나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미안함까지 얹을 뻔했다. 내 편생의 고통을 이모가 대신 짊어져준 셈이었다. 내 괴로움에 푹 빠져 이모의 괴로움을 돌아보지 않은 미안함도 뒤늦게 찾아왔다.

- 설이, p. 0

하지만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 폭발적인 눈물은 원장님과 나 사이에 사랑과 감사가 겨우 한 주먹은 아니었다고 소리 없이 속삭였다. 그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웠다. 사랑과 감사가, 욕심과 미움이 각각 얼마큼인지 따지는 건 의미 없다고, 하나하나 발라내서 확인하려면 어쩌면 내 인생을 털어 쓰고도 모자랄 만큼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눈물이 소리 없이 속삭였다.

- 설이, p. 0

눈물은 돌이킬 수 없이 잃어버린 것을 향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모두 실어 떠나보내라고 흐르는 투명한 강이었다.

- 설이, p.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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