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즘 독서 패턴은 윌라로 먼저 들어보고 재미있어서 호흡을 빠르게 읽고 싶으면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윌라 오디오북 소설은 진짜 너무 재미져서 밀리의 서재로 완독한다고 해도 다시 한 번 완독까지 듣고 싶은 심정이다.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비교하며 듣고 읽는 꿀잼.
일단 이 책은 심윤경 작가님의 또 다른 성장소설이고.
새해 첫 날 버려진 아이, 윤설에 대한 이야기이다. 뭐 윌라에서는 소설판 스카이캐슬이라구 홍보하긴 하던데..
요즘 어디서 누가 책 추천해달라고 하면 단연코 심윤경 작가님을 추천하고 다닌다. 설이도 마찬가지로 완독했을 때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가슴이 찡한 부분이 있었다. 그치만 내 최애는 나의 동구 이야기.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어떤 심정으로 설이를 썼는지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왔는데 동구 이야기가 나와서 또 혼자 울컥. 작가님이 아끼시는 것 만큼 나도 동구를 너무 아끼나보다. 꺼이꺼이 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동구가 행복했을까요? 라는 질문에 설이를 쓰게 되셨다구.
동구가 했어야 할 반항과 폭발을 설이가 대신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라... 자녀를 키울 때 되새김질해하봐야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전자책으로 읽어서 페이지를 기록할 수 없었다만
그래도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 메모.
사람이 외롭지 않으려면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단다. 사랑하는 사람은 할 일이 있어서 만나는 게 아니거든. 그냥 보고 싶으니까, 마음이 쓰이니까 만나게 되지.
- 설이, p. 0
세상에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끝까지 확인하지 못하고 흘려보낼 수밖에 없는 어떤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코와 나의 마지막 인사가 바로 그런 야속한 일에 속했다. 그냥 여기까지, 여기까지였다.
- 설이, p. 0
하지만 이모에게 심술을 부리는 건 이모가 나를 다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있고, 그 확신이 너무너무 달콤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아이는 그런 흔들림 없는 터전을 만나면 발을 쿵쿵 굴러서 그 튼튼함을 확인하고 내심 기뻐하곤 한다.
- 설이, p. 0
하지만 나는 이 달콤한 무심함을 시현에게 한 숟갈만 떠먹여주고 싶었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가정에서 자란 시현이 단 하나 가지지 못한 바로 그것, 허술하고 허점투성이 부모 밑에서 누리는 내 마음대로의 씩씩한 삶 말이다.
- 설이, p. 0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자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 원장님을 향한 미움만 해도 평생 허덕일 만큼 무거운데, 거기에 나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미안함까지 얹을 뻔했다. 내 편생의 고통을 이모가 대신 짊어져준 셈이었다. 내 괴로움에 푹 빠져 이모의 괴로움을 돌아보지 않은 미안함도 뒤늦게 찾아왔다.
- 설이, p. 0
하지만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 폭발적인 눈물은 원장님과 나 사이에 사랑과 감사가 겨우 한 주먹은 아니었다고 소리 없이 속삭였다. 그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웠다. 사랑과 감사가, 욕심과 미움이 각각 얼마큼인지 따지는 건 의미 없다고, 하나하나 발라내서 확인하려면 어쩌면 내 인생을 털어 쓰고도 모자랄 만큼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눈물이 소리 없이 속삭였다.
- 설이, p. 0
눈물은 돌이킬 수 없이 잃어버린 것을 향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모두 실어 떠나보내라고 흐르는 투명한 강이었다.
- 설이, p.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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