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는데 작가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쓴 사람이었다. 전작을 읽진 못하였으나 정문정 작가의 필력에 너무나도 끌려 전작도 꼭 읽어볼테다 다짐해본다.
간직하고픈 파트가 너무 많아 태그가 덕지덕지 붙어버렸네. 문체가 너무 깔끔하고 술술 읽히되 가볍지는 않아서 근래 읽은 에세이 중에서는 단연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작가가 이렇게 읽힐 수 있게 하기 위해 라디오 대본을 쓰듯이, 입말로 읽어보며 글을 쓴다고 하였는데 글쓰기에 자신만의 소신이 있는 것 같아 더 와닿았다. 무엇보다 대구 사람이어서 그런지 책 속에서 발견하는 대구 이야기는 무척 반갑네예.
** 꺄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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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케티 교수가 제안한 국가가 청년들에게 종잣돈 약 1억 6000만원을 제공하는 방안은 좀 놀라웠다. 기득권은 이런걸 보면 적선이라 생각하겠다만 작가는 부자들이 그동안 사재기해왔던 시간과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갖는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성적장학금을 다 폐지하고 기초소득 학생들에게 100프로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한다. Survive가 아니라 live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도와주어야 한다.
2. 자식을 낳는다고 사람이 저절로 성숙해지지는 않는다. 보통의 미숙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다. 육아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기도 하며, 자식들을 차별하기도 한다. 부모라면 완벽할거야 라는 이상의 기준을 내려놓아야 한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할 것.
3. 경험해보지도 않고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고 단정하지 않기. 의견과 편견을 구분하기. 다른 사람들의 경험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악한 짓만 아니라면 비난하지 않고 다만 궁금히 여기기. 이런 노력을 통해 제대로 좋아하고 분명하게 싫어하고 싶다. 깊어지고 넓어지며 자주 감탄하기 위해서. 38p
4. 애매한 나를 견디는 일
구슬이 아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또,
구슬임을 어느 정도 믿었기 때문에 크흐
5. 두 번째 인생을 사는 법
주변인을 바꾸고 늘리기, 돈을 써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 자주 등장하는 장소를 바꾸기
새로운 삶을 원한다면 이처럼 익숙하지만 갑갑함이 있는 관계에 쏟는 에너지는 약간 줄이고 낯선 곳을 찾아가는 일이 도움이 된다. 73p
일단 돈을 벌면서도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해야 한다. 원하는 분야를 배우고 관련된 분야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정보 격차를 줄여가는 것이다. 76p
6. 버려졌다와 발견되었다
사실의 어떤 면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같은 사실이어도 단어를 고쳐 쓰는 것으로 불행이 희망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인생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돌아보며 내 식으로 해석해낼 때, 발견되었다라고 쓸 수도 있는 것에 굳이 버려졌다라고 쓰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본다. 87p
어른이 된 후에는 자기 인생에 쓰인 기록을 더 나은 쪽으로 고쳐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더 나은 사람을 주변에 두기 위해서. 더 나은 상황을 마주하기 위해서. 한참이나 남아 있는 결말을 위해서. 나무도 상처가 깊을수록 옹이가 남아 결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그 자체로 개성 있는 멋이 되기도 한다. 89p
7. 회사인간
회사에만 집중하다보면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게 되어 바깥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자꾸 잊게 되는데, 당연한 이 사실을 일깨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러한 과정은 회사일로 인한 고민들을 너무 심각하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객관화하는데도 요긴하게 쓰였다. 101p
8. 하루치 기분의 마지노선 정하기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
이제 수시로 내 마음의 곳간을 살펴본다. 얼마나 여유 있게 비축되어 있는지. 당장이라도 꺼내 쓸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재고가 부족하면 당분간은 아껴 쓰면서 좋은 것들을 더 채워 넣으려 애쓴다. 나를 위해서이지만 나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곁에 있는 이들을 잘 배려하기 위해서다. 108p
9. 그 사람 영원히 네 위에 있지 않다.
회사에서 힘들 땐 이거 하나만 기억해라. 어떤 상황도 삼년은 안 간다.
상사 때문에 너무 괴로울 때, 협업하는 상대와 성향이 너무 맞지 않을 때, 언젠가 끝날 거라 생각해보자. 다시는 안 봐도 될 사람에게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안녕이라고 생각하면 언제나 약간 더 관대한 마음이 드니 이상한 일이다. 134p
상사가 너무 힘들게 느껴질 때는, 상대를 너무 커다랗게 느끼는 마음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가 너무 작게 느껴지는 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당신이나 내가 별로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면 덜 주눅들 수 있고, 당신과도 곧 헤어질 거라 생각하면 덜 상처받을 수 있다.
10. 이끌거나 따르거나, 아니면 비키거나
Lead, follow, or get out of the way
11.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나면 여유 있게 누군가를 내 정원에 초대할 수 있고, 내 정원이 정갈하면 누군가 먼저 내 공간에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2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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